1. 순정 만화 같은 이야기
불치병을 앓고 있는 '민아' 는 왼손에 손가락이 단 3개뿐인 기형이 있어 늘 벙어리장갑을 끼고 다니는 고등학생 소녀입니다. 그녀는 어머니 '미숙' 과 둘이 살아가고 있는데, 아침에 등교하는 그녀를 배웅하며 뽀뽀를 요구하는 귀엽고 사이좋은 모녀입니다. 오랜 시간 병을 앓아 병원에서만 지낸 탓에 학교에 적응을 잘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녀의 학교 생활은 등굣길에서 마주하는 '기수' 로 인해 조금 특별해집니다. '기수' 는 소문에 의하면 예전에 '미나' 의 학교 여학생을 사랑했었는데, 그 학생이 비 오는 날 학교 앞 도로에서 사고로 사망하자 그녀를 잊지 못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생들의 안전 등교를 지키는 사람입니다. '미나' 는 기수와 같이 죽어서도 잊지 못하는 사랑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미나' 는 어머니와 같이 맥주를 마시기도 하고, 밤에는 방 창문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즐기는 학생입니다. 또한, 본인은 아직 모르지만 시한부 인생으로서 그녀가 앓고 있는 불치병으로 인해 살아갈 수 있는 날이 많이 남아있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던 그녀의 아랫집에 '영재' 가 이사를 옵니다. '영재' 는 건들건들 한 청년으로 보이지만, 성격도 좋고 훤칠한 외모의 사진작가입니다. 둘의 인연은 '영재' 가 분리수거를 하다가 창밖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미나' 에게 라이터를 빌리면서 이어집니다. 아버지의 유품인 하나뿐인 소중한 라이터인데, '영재' 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돌려주지 않고 둘은 자주 마주치며 점점 친해져 갑니다. 그렇게 친해지던 중 '영재' 의 갑작스러운 고백으로 인해 잠시 어색한 사이가 되지만, '영재' 는 라이터 대신 반려 거북이 중 한 마리를 '미나' 에게 맡기며 인연을 이어갑니다.
그러던 중 발레 교습소 촬영을 가게 된 '영재' 는 평소 발레를 많이 좋아하는 '미나' 를 위해 발레 교습소에 동행합니다. 그곳에서 발레를 경험해 보던 '미나' 는 갑자기 쓰러지고, 그대로 병원으로 실려갑니다. 병원에서 깨어난 '미나' 는 예상과 달리 빠른 퇴원에 안심을 하게 되지만, 사실 '미숙' 이 딸의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더 이상 병원에서 보내게 하고 싶지 않아서 퇴원을 시켰던 것입니다.
딸의 죽음이 가까워 오는 것을 느끼고 있는 '미숙' 은 어느 날 술에 취해 집에 돌아왔고, 어머니를 침대로 옮기던 '미나' 는 우연히 아버지의 유품 상자와 어머니의 일기장을 보게 됩니다. 어머니의 일기장에서 자신이 앞으로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미나' 는 남은 시간 행복한 기억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비가 오던 어느 날 학교 앞에서 울면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기수' 의 모습을 보고, '미나' 는 전과 다르게 죽은 연인을 잊지 못하고 과거에 매여 살고 있는 기수를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그 사람의 시간 속에선 그 둘은 함께니까 행복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영재' 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이후 둘은 많은 곳을 다니고 사진도 많이 찍으면서 추억들을 만들어 갑니다. 나중에 바다에서 헤엄치는 거북이들을 보기 위해 하와이 여행 계획을 짜기도 하지만, 여행을 앞두고 '미나' 는 다시 쓰러지고 맙니다. 더 이상 회복이 어려운 듯 입원 기간이 길어지는 '미나' 를 위해 '영재' 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하와이 여행 책자를 읽어주곤 합니다.
하지만 사실 '영재' 는 '미숙' 에게 고용되어 '미나' 에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사진을 찍어주는 역할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영재' 는 '미나' 에 대한 마음과 죄책감에 받았던 돈을 다시 '미숙' 에게 돌려주고, '미나' 가 깨어나길 기다리지만 결국 '미나' 는 숨을 거두고 맙니다.
시간이 지난 뒤 '영재' 에게 쓴 '미나' 의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 찾은 '영재' 의 전시회에서 '미숙' 은 '미나' 의 장애가 있는 손을 잡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보게 되고, '영재' 에게 지독한 모성애로 인한 이기심이었다고 고백을 하며 사과합니다.
2. 사랑은 언제나 진행 중
이 영화는 순정 만화 같이 아픈 여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연애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핵심적인 내용은 두 모녀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딸이 병원에서 자살 시도 한 것을 보고, 비록 그 시간이 길지는 않더라도 남은 인생을 남들처럼 행복하게 연애도 하며 살아가게 해주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과 그것을 알고서도 그 결정에 감사하며 어머니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는 딸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수' 의 사랑 이야기와 같이, 비록 '미나' 는 죽었지만, 그녀를 사랑한 '미숙' 에게도 '영재' 에게도 그들의 사랑은 계속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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